전시
장소
옥천동 웨어하우스
옥천동 웨어하우스는 동부시장 인근에 위치한 공간으로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양곡 창고로 시작해 냉동 창고 등 물류 보관 장소로 쓰였지만 한동안 활용되지 않은 유휴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장소를 문화예술의 무대로 전환하고자 제2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GIAF23)에서는 이 공간을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당시 박선민은 강릉의 역사가 깃든 노암터널을 주제로 한 〈귀와 눈 : 노암〉을 이곳에서 선보였다. 이 시는 지역사회와 방문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이후 이번 페스티벌에서도 옥천동 웨어하우스를 다시 활용하게 된 계기가 됐다.
옥천동 웨어하우스는 현재 지역의 도시재생 흐름과 문화예술 활동이 만나는 접점으로 기능하며 일상의 장소가 예술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물리적 구조는 바뀌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과거의 흔적을 품은 채 현재의 문화적 활력을 만들어낸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정연두의 〈싱코페이션 #5〉가 이 공간을 점유했다. 그의 작품은 강릉단오제를 테마로 삼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여러 매체를 넘나들며 전개됐고 시공간을 오가며 지속적인 생명력을 발휘했다. 축제의 시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장소의 기억과 단오제의 정신을 동시대 예술로 이어가는 방식은 관람객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옥천동 웨어하우스는 이처럼 과거와 현재, 장소성과 창의성을 함께 담아내며 강릉의 문화적 지형을 재구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정연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