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장소

창포다리

강릉 남대천을 가로지르는 창포다리는 강릉 단오제의 중심 통로이자 주요 행사 장소로 기능한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강릉단오제는 매년 수많은 방문객이 찾는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 축제이다. 창포다리는 이 축제를 실질적으로 연결하고 지탱하는 구조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단오장과 직접 연결된 창포다리는 축제 기간 동안 사람들의 이동과 만남이 집중되는 공간으로 단오제를 경험하는 관문이자 축제의 흐름을 형성하는 축이기도 하다.

‘창포’라는 명칭은 이 다리의 전통적 의미를 드러낸다. 창포는 예로부터 잡귀를 물리치고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식물로 불렸으며 단오제의 의례와 민속적 관습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상징성을 바탕으로 ‘창포다리’라는 이름을 얻었고 다리 일대는 단오제의 주요 행사와 의식이 펼쳐지는 장소로서 오랜 시간 축제의 정신을 이끌었다.

이러한 전통적 의미 위에 현대 예술이 개입하면서 창포다리는 또 다른 층위의 공간으로 확장됐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김재현의 <플로어 맵핑>이 창포다리 위에 전시됐다. 김재현의 작품들은 강릉역과 창포다리에서 전시 동선의 시작과 끝을 알리며 페스티벌의 의미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다리는 일상 공간에서 시민과 관람객이 예술과 조우하고 시각적 상상력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재해석됐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미술이 교차한 창포다리는 강릉단오제를 상징하는 구조물이라는 위상을 넘어 도시의 문화적 경관을 새롭게 형성하는 예술적 장소로 진화했다.
 
김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