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전시
서문 – 박소희 감독
Director’s Preface – Sohee Park (Director and Chief Curator)
강릉 김씨 부인의 서울 여행기
여행을 주제로 하는 영화, 문학, 명언, 속담 들은 셀 수 없이 많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여행’이라는 단어를 입력해 보면 수천수만 개의 자료가 펼쳐지며 끝없이 이어진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여행’을 ‘일이나 유람, 휴식 등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타국가나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기행’이나 ‘여정’이라는 단어를 찾아보아도 위 ‘여행’의 정의에 전적으로 기대어 있다. 그렇다면 여행은 비단 ‘떠나는 일’에 그치는 것인가? 아래는 DC 코믹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샌드맨>에 나오는 여행에 관한 대화다.
길버트: 제가 생각하는 여행의 목적은 말이죠.
타지에 발을 딛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마치고 타지가 되어 버린
고향 땅에 발을 딛는 거예요.
로즈 워커: 집에 돌아가는 게 중요한 거네요?
길버트: 그렇죠, 결국엔 그게 목적이죠.
제2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은 김씨 부인의 여행기 「서유록」을 페스티벌 제목으로 차용하고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로 삼아 기획되었다. ‘지방 여성의 서울 구경’이라는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는 「서유록」은 1913년, 김씨 부인(1862~1941)이 52세가 되던 해에 남편, 딸아이와 함께 떠난 37일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 강릉의 서쪽에 있는 서울에 다녀온 기록이라 하여 이름 붙은 서유록 -서쪽 서(西), 거닐 유(遊), 기록할 록(錄)-은 그 단어에서부터 움직이는 이미지를 포함한다. 제2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은 여행의 일반적인 의미를 ‘고정된 한 지점으로부터 일정 기간 분리되는 육체적 행위’로서 ‘여행’이라는 ‘이동’ 행위가 갖는 구조적·인식적 틀을 여러 축으로 확장해 그것의 의미의 지평을 재구성하고, 이를 활용해 페스티벌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였다.
2022년에 개최한 첫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제목은 《강/릉/연/구》이다. 도시를 가로지르며 총 7 곳의 공간에서 전시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기획자, 문인, 지질학자, 시각 예술가, 산악인, 지역 인권 활동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1회는 강릉의 입(사람)과 문(장소)들 을 연결한다는 제목처럼, 장소, 인물을 포함한 다양한 도시 요소를 하나로 엮는 시도였다면, 2회에서는 그 시선을 강릉 김씨 부인이라는 한 개인의 서사로 끌어 들여 그를 페스티벌의 안내자이자 주제를 전달하는 상징적 존재로 삼는다. 페스티벌은 실천적인 도전을 보여주는 한 개인의 서사를 매개로, 그 고유한 태도가 어떻게 ‘이동’을 통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지, 그리고 나아가 시각적, 문화적 다양성을 형성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모험은 마치 삶 한가운데 서 있는 섬 같다 1
「서유록」은 한 여성이 동경하던 도시를 유람하며 시간순으로 적어 내린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이는 일제 강점기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뤄낸 자아실현이자, 알고 있던 것과 알고 싶은 것 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욕구가 발동된 모험이다. 그는 호기심을 원동으로 자신을 타지로 내몰아다채로운 시선을 획득한다. 나아가 여성 교육에 무지한 현실을 인식하고 고향에 돌아와 여성 교육을 위해 노력한다. 요약하면, 「서유록」은 여행이라는 이동에서 발생한 생각, 경험, 통찰, 질문과 적용 등을 자기 삶의 과정으로 녹인 ‘본디’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 속에는 ‘당초 집 떠날 때 첫째는 심회 풀이, 둘째는 연아 볼 고치기, 셋째는 구경을 위해서였는데’2 라며 여행의 목적을 적고 있다. 첫 번째 목적은 장손과 맏손부를 잃은 슬픔을 달래고자 한 마음, 두 번째 목적은 딸아이의 병을 고치고자 하는 어머니의 애틋한 심정이다. 마지막 목적인 ‘구경을 위해서’는 그의 왕성한 호기심과 적극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구절로 사실상 대부분의 이야기는 여기에 속한다.
1910년 한일합병 이후 일본은 총독부를 설치하고, 조선의 모든 기본권을 빼앗고 탄압을 자행하였다. 「서유록」에서도 이러한 대목이 등장한다. ‘자세히 물어보니 육 년 전 정미년에 대한의병이 지나갔다고, 일본 군인이 와서 인명도 살해하고 인가도 불을 질러 소멸한 이후 이렇듯이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하니 여자의 마음에도 분함을 이기지 못할 바이다.’ 김씨 부인은 서울로 향하는 내내 인가가 드문 작은 고을까지 헌병 주재소가 배치된 것을 자세히 적고 있다. 강제 합병 이전부터 헌병제를 실시했으니 이미 작은 고을까지 일제 세력이 뿌리내린 시기이다. 이렇듯 엄혹한 시대에다 상당히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지방에 사는 여성의 서울 여행은 여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분명한 목적을 세우고 몸을 일으켜 8월 13일 길을 떠난다. 추석을 얼마 앞두고 여느 집 부인들과는 다르게 여행을 떠나는 태도는 당차고 거침없다. ‘늙도록 서울 구경 한번 못하는 것’에 대한 한탄이 어느 다른 목적보다 뚜렷해 보인다. 이처럼 「서유록」은 여성에게는 더욱 비민주적일 수밖에 없는 식민시대에 먼 여행길에 오르며, 스스로가 원하고 소망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 몰두한다.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의 모험 이론The Adventure3에 의하면 모험은 일종의 형식으로, 가장 일반적인 형식은 삶의 전체적인 맥락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것4이며, 그 경험 혹은 체험의 소재가 실제의 삶과의 차이점 혹은 체험을 통한 긴장의 양과 무관하게 이를 삶으로부터 분리될 정도가 된다면 그 단순한 체험은 모험으로 전환5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모험은 삶의 전반적인 맥락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반면에… 더불어 다시금 삶의 맥락 속으로 들어간다6는 것이다. 김씨 부인은 모든 여정에서 만나는 것들, 그중에서도 특히 서울의 근대화된 풍경과 전차, 여학생과 같은 외부의 우연적 자극에 자신을 의탁하면서도, 모든 것을 자신의 힘과 자아실현 욕구에 의해 움직이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태도의 이중성’에서 그의 체험 방식은 짐멜이 언급한 모험과 유사하다. 짐멜에 의하 면, 모험은 삶의 중심 궤도를 이탈하지만 한 가지 중심 감정을 관통한다. 모험가는 바로 그러한 감정을 구축한 채 우연에 영향받는다. 다시 말해 김씨 부인은 서울 여행을 통해, 한편으로는 ‘외부에서 주어진 우연적인 모험에 의탁하는 존재’와 다른 한편으로는 ‘삶을 통합시키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 사이의 간극을 바탕으로 자기 삶의 새로운 의미와 필연성을 창출해 내고 일상에서 실천한, 실현된 모험가이다.
이중의 이방인
여행하는 이방인으로서 위치와 그 변화는 「서유록」의 또 다른 축이다. 고향인 강릉에서 출발해,걸어서 서울로, 그리고 서울(과 인천)을 구경하고 다시 돌아오는 여행기인 「서유록」은 일정 기간 자신이 속한 곳을 떠나면서 맞게 되는 만남과 헤어짐, 멀어짐과 가까워짐을 거듭 체험하며 겪게 되는 정체성의 변화를 보여준다. 「서유록」이 담긴 책 서문에는 ‘어떤 이유로 떠나건 여행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장소와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행위이다. (…) 그런 점에서 여행기는 주체와 타자의 만남을 여실히 보여주는 관계의 기록’이라고 쓰여 있다.7 태어나서 처음 만난 ‘여’학생과 의 만남에서 김씨 부인의 질문이 이어진다.
여학교 있다는 말만 들었는데 진정한 여학도를 만난 것이다….
“배우기 무슨 목적이며 배우기 어렵지 아니하더냐”
차례로 대답하기를 “한문이라 하는 글은 안 배울 수 없거니와 배우기도 어렵지요.
… 일어, 영어, 외국말은 외국 사람과 관계 있어 서로 수작하려고 하면 말 못하고는 답답해요.
… 배우면 해로울 일 전혀 없소”
차례차례 하는 말은 다 기록하기 어려워 약간 적으며 …
딸이라도 가르치면 저리하기 싶어 연아에게 하는 말이
“너도 학교에 다닐라나? 우리 강릉도 여학교
세우고 청년여자 모아들여 교육 사업 하여볼까.”
이 대화는 김씨 부인 개인의 정체성, 그리고 동시에 그 자신이 속한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새롭게 생성하는 계기를 제공하며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철학자 한병철은, 전적인 타자는 시선과 음성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8고 말한다. ‘타자와의 맞섬’을 이야기할 때, 한병철은 ‘동일 자9는 타자에 대한 차이 덕분에 형태와 내적 밀도, 내면성을 지닌다.’10 그리고 ‘우뚝 선 타인’과 의 신체적 ‘맞섬’이라는 경험을 통해 인간은 성장하고 사유를 맞본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타지로의 여행은 타자와의 맞섬을 전제로 하며, 타자와의 대립은 자신을 확장시킨다. 짐멜도 타자와 ‘맞섬’을 전제로 한 이방인의 본질을 ‘새로운 집단에는 없는 이질적 요소’로 보았다. 그런 점에서 김 씨 부인은 두 장소에서 모두 이방인이다. 그는 새로운 삶의 양식과 가치 규범을 새로운 집단에서 흡수하여 자신이 속한 공간에 이식하는 존재로 거듭 변화한다. 자신의 기본 가치를 지닌 채로 새로운 사회로 이동해 새롭게 다가오는 가치를 받아들이는 변형자이자, 자신이 속하던 곳에서는 새로운 가치의 촉발자로 문화적 혼용을 가능하게 하는 실존적 인물인 것이다. 『보물섬』의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는 ‘이국의 땅이란 없다. 그저 낯선 상태로 여행하는 사람이 있을 뿐There are no foreign lands. It is the traveler only who is foreign.’이라 했다. 즉, 낯선 곳에서는 모두가 이방인이다. 김씨 부인은 이중의 이방인으로서 서로 다른 문화 요소를 지닌 타자들과 대면하며 다양한 문화 요소를 흡수하고, 그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에 새로운 생활 세계를 재구성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예술의 도시를 여행하다
제2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서유록》은 강릉이라는 특정 장소와 그 도시가 품은 다양한 맥락으로 가능한 축제라는 점을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신사임당,율곡 이이, 허균, 허난설헌 그리고 선교장과 단오제 등 강릉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는 가시화 될 속성이 풍부함을 뜻한다. 그러한 풍부한 내외적 요소로부터 장소 이미지를 생성하고 유지 한다는 점에서 예술 축제의 장소로 탁월한 도시 공간이다.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은 기획 초기 단계에서 공간을 발굴할 때 네 가지 요소를 중점에 둔다. 그리고 이렇게 발굴된 공간을 지속 방문해 리서치를 진행하는 것이 매해 전시 준비의 시작이다. 이 장소 발굴의 네 가지 요소는 재생 공간, 도시 경관, 문화 공간, 도시 인물이다.
첫 번째 요소인 ‘재생 공간’은 한 때는 특정한 용도로 사용되었으나 현재에 이르러 재생이 필요한 공간으로서, 그 공간이 맡아온 역할을 장소적 특수성으로 포착한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동부시장과 옥천동 웨어하우스가 여기에 속한다. 두 장소 모두 전시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설득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승낙을 받은 후로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특히 옥천동 주인 할아버지는 가끔 마당에서 직접 기른 호박과 야채를 따 주시기도 했다. 두 번째 요소인 ‘도시 경관’은 산, 바다, 호수 등 자연환경과 도시에 형성된 건물이나 구조물 등 도시 구성물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전망을 말한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었던 곳은 대관령 옛길에 자리한 치유의 숲이었다. 세 번째 요소인 ‘문화 공간’은 시민들에게 이미 문화 예술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인식된 곳에서 새로운 작가와 작업을 만나게 하는 것이다. 올해는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 그 역할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도시 인물’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역사 속 위인보다는 실제로 삶을 살아가는 인물에 집중했다. 단오 연구가, 숲 해설사, 인권 활동가, 강릉해람중학교 한국어학급 선생님과 아이들, 옥계 이을학교 이사장님과 아이들 등 협력 기관의 구성원,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올해 페스티벌과 함께 했다.
기획팀은 1월부터, 참여가 결정된 작가들에게 「서유록」을 공유하고 대화를 시작했다. 특정 도시에서의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를 담은 기획이라고 볼 수 있음에도 작가들은 「서유록」 이 갖는 보편성과 진정성을 먼저 파악해 주었다. 작가들은 「서유록」이나 도시를 소재로 하여, 자신들의 기존 작업 방식에 맞게 형상화 한 작품 혹은 그것을 여러 매체를 통해 해석하는 작품을 기획했다. 물론 장애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빌린 공간이거나 한동안 사용하지 않던 공간에서의 전시는 우리에게 큰 도전이었다. 의심, 제약, 제한, 그리고 벌레, 먼지와 곰팡이에까지 속절없이 노출되었다. 그럼에도 작가들은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철새 무리처럼 출발점에서 목적지까지 함께 ‘이동’했다. 그들은 전시 공간이 궁극적으로 주변 환경과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진정한 발견에 이르는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볼 때 이루어 진다고, 일찍이 프루스트가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강릉 김씨 부인을 모험가이자 이방인으로 소조하고, 이를 ‘이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접목하는 일종의 탐색적 시도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모험을 유행시키는 선도자들이 있다. 예술가!
마치며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이사장님과 재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촘촘하고 거대한 일정과 업무를 수행하느라 첫 회부터 고생한 임슬기 큐레이터, 홍수진 코디네이터, 설치 팀장 김민기(동시대미술)와 김보라, 강현구 GIAF23 코디네이터, 오엠쥐스튜디오 등 그동안 함께 했던 스탭들, 그리고 기꺼이 예술의 현장으로 발걸음해 준 예술바우길 구간지기, 자원봉사자, 인터프리터 분들께 존경과 사랑을 건넨다. 극심한 풍요의 시대에, 긴 시간 동안 현장과 각자의 위치에서 이 특이한 형식의 예술 축제에 함께 하고, 또한 특별한 경험을 자신들의 작업으로 발전시킨 예술가들 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비록 페스티벌은 마쳤지만, 이곳에서 일어나는 확장과 변화가 비단 장소에 국한되지 않기를, 그리고 축제가 끝난 후에도 예술의 영역 및 역할의 확장 가능성이자 자극이 되길 바란다.
1. 게오르그 짐멜,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김덕영 윤미애 옮김 (서울: 새물결, 2005), 206.
2. 의유당, 금원, 강릉 김씨, 『여성, 오래전 여행을 꿈꾸다』, 김경미 역 (서울: 나의시간, 2019), 188.
3. 게오르그 짐멜,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김덕영 윤미애 옮김 (서울: 새물결, 2005), 203.
4. 같은 책, 204.
5. 같은 책, 204.
6. 같은 책, 204.
Seoul Travelog by Lady Kim of Gangneung
There are innumerable movies, literature, quotes, and proverbs on the theme of travel. If you search the word ‘travel’ on the Internet, tens of thousands of related data will cascade incessantly. Wikipedia defines ‘travel’1 as ‘escape from everyday life to another country or region for work, pleasure, rest, etc.’ If so, is traveling just about ‘going away’? While being intrigued by the definition of this word, I came across the Netflix drama The Sandman, which is based on the homonymous comic book published by DC Comics. The protagonist Gilbert says, “The object of travel is not to set foot in a foreign land, but at last to set foot in your own country as a foreign land.”2 Miss Rose Walker asks if going back home is important for him, and he admits it’s indeed his final goal.
The Gangneung International Art Festival 2023(GIAF23), –Tale of a City II refers to the travelog Seo-Yu-Rok written by Lady Kim of Gangneung(1862~1941) as its underlying theme for its overall curatorial direction. This is a rare and unique document written in 1913 by a woman living in the provincial area visiting Seoul for the first time when she turned 52, after she had traveled with her husband and daughter for 37 days. Tale of a City II begins its course with the general meaning of travel through which we attempted to expand to several axes, the structural and cognitive framework of the ‘movement’ called ‘travel.’ Thus this expansion reconstructs the horizon of the meaning of travel as ‘a physical act of separation from a fixed point for a certain period of time’ and applies the expanded meaning to develop various contents within the festival.
In 2022, the 1st GIAF – Tale of a City hosted diverse exhibitions and programs at seven venues across the city, and experts from various fields participated, including curators, writers, geologists, visual artists, mountaineers, and local human rights activists. Whereas the first edition of the Festival was an attempt to weave together Gangneung’s various places, characters, and elements into a tale, a unity, the second edition draws our attention to the narrative of an individual, Lady Kim of Gangneung, who naturally became the festival guide and conveyor of its theme through her challenging trip. As the symbol of the Festival, such narrative shows how unique attitudes form new relationships and visual/cultural diversity in the flow of time through ‘movement.’
Adventure Is Like an Island Floating in the Middle of Life
Seo-Yu-Rok is not just a record of a woman’s short tour of the city she admired nor a simple record written in chronological order. It is the process of seeking self-realization under difficult circumstances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It is also an adventure that would satisfy her desire to narrow the gap between what she knew and what she wanted to know. As an individual, she plunges herself into new foreign places out of curiosity and learns to observe from various perspectives. From the public aspect, she recognizes the problems caused by ignorance about the necessity of female education, and upon her return home she strives to promote this cause. Her story is about the ‘essential’ aspects of life which incorporates thought, experience, and questions occurred during the ‘movement’ of travel.
In Seo-Yu-Rok, the purpose of the trip is listed as follows: “when I left home, the objective of my travel was first, consolation, second, taking care of the health issue of my daughter, third, sightseeing.”3 Her first goal concerns the sadness of losing her first great-grandson and his mother, and the next one is an obvious desire as a mother to tend to her ailing child. The last goal of touring reveals the writer’s immense curiosity and active character, and most of the story is about this aspect. After the annexation on the 1st of October 1910, Japan established their Government-General, and ripped away all fundamental rights to oppress the Koreans. In Seo-Yu-Rok, Kim notes “I asked around for details, and I was told that the Korean Volunteer Army had passed this way six years ago and that the village is in bad shape since the Japanese soldiers came and killed people and burnt down houses. Hearing this, I could hardly hide my anger.” She also adds her observation that the deployment of Japanese military police stations was quite thorough all the way to Seoul, even in tiny, underpopulated towns. Since the military police system was implemented even before the annexation, the Japanese influence had already taken root even in small towns at the time.
Additionally, given the fairly conservative social atmosphere, it would have been extremely difficult for a woman from a rural area to travel to Seoul. Nevertheless, for various reasons, she had departed on the 13th of August. Chuseok(Korean Thanksgiving holiday) was approaching, and her attitude of going on a trip was quite bold and outspoken for a woman of that era, given the situation of most wives having lots of work to do for the preparation of the holidays. It is quite clear that Lady Kim thought it is a huge pity if “one could not visit Seoul before getting too old.” Through Seo-Yu-Rok, we can tell that the times were dire, living in a colonized country as a woman, since the social structure was not democratic either. However, she manages to go on the road and finally concentrates on realizing her desired values.
According to Georg Simmel’s The Adventure, “the most general form of adventure is its dropping out of the continuity of life.”, “They(=contents of the experience) become adventure only by virtue of a certain experiential tension whereby their substance is realized.”, “The quantity of these tensions becoming great enough to tear life, beyond those materials, completely out of itself: this is what transforms mere experience into adventure.” An adventure consists of dropping out of the continuity of life, but Simmel elaborates further that “an action is completely torn out of the inclusive context of life and that simultaneously the whole strength and intensity of life stream into it.”4 Lady Kim is totally open to all external stimuli and fortuitous happenings throughout her entire journey. She especially enjoys the modernized landscape of Seoul, the tram, and the encounter with female students. Equally, she appears to enjoy moving about by her own will, a mode of self-realization. In this ‘duality of attitude’, her way of experiencing is similar to the notion of adventure explained by Simmel. This kind of adventure deviates from the central trajectory of life, but a certain main emotion penetrates through one’s life. The adventurer is influenced by contingency while building up such an emotion. In other words, Lady Kim creates new meaning and accepts inevitability in her life based on the gap between ‘integrating life and meaning’ and ‘accidental adventures.’ Thus she is an adventurer who has realized her own agendas and puts into practice the critical meaning of her life.
Dual Stranger
Another axis of curation for Tale of a City II was the location as a stranger through travel and changing locations. Seo-Yu-Rok is a travelog that begins its itinerary from hometown Gangneung, to Seoul on foot, recording sightseeing in Seoul (Incheon) and the journey returning home. This is essentially a story about the change in identity that one experiences while repeatedly experiencing encounters and farewells, getting farther from home and closer to the destination, after leaving the place you belong to for a certain period of time. In the preface of the book introducing this travelog, it states, “No matter the reason for traveling, it is the act of meeting other people and experiencing first hand different places and cultures… In this respect, the travelog is a record of relationships that clearly shows the encounter between the subject and the other.”5
A good example is the encounter with ‘female’ students for the first time in her life. “I had only heard of a women’s school, but I actually met female students for real…” Lady Kim asks them questions. “When I asked ‘what are you learning for and is it not difficult to learn?’ they answered ‘it is inevitable to learn the Chinese characters and it is indeed quite difficult to learn.’”
This conversation plays a role in creating new values that are necessary for the society and simultaneously for an individual’s identity, continuing to influence one’s life. Byung-Chul Han describes the existence of the other as follows. “It is thus in the gaze and the voice that the entirely Other manifests itself.”6, “The Selfsame has a form, an inner collectedness, an inwardness that is due to its difference from the Other.”7 His idea is that through the experience of physical confrontation with the other, humans grow and come to terms with their own thoughts. In summary, traveling to a foreign land presupposes confrontation with the other, and opposition with the other expands oneself. Simmel also viewed the essence of the stranger, based on the premise of confrontation with the other, as a heterogeneous element that is not present in another community. In this respect, Lady Kim is a stranger at both places. She morphed into another being who absorbs new lifestyle and norms from new communities and transplants them into the space she belongs to. Hence she is an existential figure who visits a new society, accepts new values while respecting her essential values, and imports cultural ideas to mix with traditions, as a spark of new values in her original habitat. The author of Treasure Island Robert Louis Stevenson famously said, “There are no foreign lands. It is the traveler only who is foreign.” That is, everybody becomes a foreigner in an unfamiliar place. She is a dual stranger who had faced the others with respective different cultural elements, and absorbed them to recompose newly set ideas and systems within herself and her society.
Traveling the City of Art
We should not forget that Tale of a City II was made possible since the specificity of the site and context of Gangneung had made it ever so special. As Koreans we are familiar with Gangneung’s long history and culture, represented by figures such as Shin Saimdang, Yulgok Lee, Heo Gyun, Heo Nanseolheon, and monuments such as Seongyojang, and tradition such as Gangneung Danoje Festival. The city was already rich in cultural attributes that allowed facile visualization, and abundant internal and external factors helped create the image of the site which could be maintained even after the festival ends. All of this translates to an excellent urban space for art festivals. From the early stages of planning, the GIAF team had set four criteria when discovering and deciding on a space before preparing for the exhibition through continuous visits and research (as last year). First criterion is trying to use a regenerative space; a place once used for a certain purpose but now functioning as a venue, and Dongbu Market and Okcheon-dong Warehouse were chosen for this category. Both venues required permission of use, so our team had to convince the related people and once we obtained the permission, they were totally supportive. The elderly owner of Okcheon-dong venue was especially kind to us, occasionally bringing pumpkins and other vegetables that he had grown himself. Second, making most of the city’s surrounding which boasts mountains, the sea and the lake. Moreover, the National Center for Forest Therapy located on the old road of Daegwallyeong should not be missed in this year’s exhibition. And thirdly, as a cultural space, providing citizens with encounters with new artists and their works in a venue already recognized as a space to experience culture and art. The fourth criterion is a figure of Gangneung. Similar to last year, we focused on actual citizens rather than notable historical figures. They were members of cooperative organizations and program participants, including Danoje researcher, forest educator, human rights activist, Gangneung Haeram Middle School KSL (Korean as a Second Language) teacher and students, and the Ieul School in Okgye-myeon board director and students.
While preparing for the exhibitions, the texts of Seo-Yu-Rok were shared with the participant artists and a conversation began. Although the curatorial direction sprang from a rather personal narrative of a specific city, the artists were able to grasp its uni-versality and authenticity ahead of planning their creations. Some treated Seo-Yu- Rok or the city as a subject matter in accordance with their original creative methods, and some interpreted the theme through various media. There were obviously some obstacles, as well. As we were to exhibit art in certain spaces that were rented or unused for a while, it was a big challenge since we were helplessly exposed to doubt, restrictions, insects, dust and mold. Nevertheless, the artists ‘moved’ together from the starting point to the destination like a flock of migratory birds flying in one direction. They succeeded in creating works that show that ultimately, the exhibition space cannot be separated from its surrounding environment.
Proust had said that “The real voyage of discovery consists not in seeking new landscapes but in having new eyes.” This Festival has carved Lady Kim of Gangneung as an adventurer and stranger, to attempt in a sort of exploration which pursues meaning for modern people living in the ‘era of movement.’ At the center of it all, there are the pioneers who make this adventure trendy. The artists!
Afterword
I am deeply grateful to the Chairman and the Foundation for their excellent support. I would like to express my respect and love to Curator Seul Ki Lim, Coordinator Sujin Hong, Chief Technician Minki Kim(CONTEMPORARY ART CREW) who had endured the extremely tight, heavy schedule and workload since our first edition of the Festival, and GIAF23’s Coordinator Bora Kim, Hyungu Kang, OMGSTUDIO, and all the staffs, Art Baugil caretakers, volunteers, interpreters who willingly came out to the sites to help. I extend my deep gratitude to the artists who, in an era of extreme abundance, managed to integrate into their work the special experience of this art festival in its unique form, in-site or from their respective locations, over a long period of time. Although the exhibition has ended, we hope that the expansion and changes taking place would not be limited to just the relevant sites, and would live on and serve as an example possibility and stimulus for the expansion of the scope and role of art.
1. This essay includes the meaning of tour and itinerary in the word ‘travel.’
2. This quote is originally from G.K. Chesterton whom the author of The Sandman, N. Gaiman, often cited. https://clearingcustoms. net/2015/08/01/g-k-chestertonthe-prince-ofparadox- on-travel/.
3. Euiyudang, Geumwon, Lady Kim of Gangneung,Women, Dreaming of Travels Long Time Ago, trans. by Kyungmee Kim (Seoul: My Time, 2019), 188. 4. https:// condor.depaul.edu/ dweinste/theory/ adventure.html Translated by David Kettler.
5. From the preface of Women, Dreaming of Travels Long Time Ago, Kyungmee Kim (Seoul: My Time, 2019), 11.
6. Han, Byung-Chul, The Expulsion of the Other, Trans. by Wieland Hoban, (Seoul: Moonji Publishing Company, 2017), Ch. 7 Counter-body.
7. Ibid, Ch. 1 The Terror of the S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