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참여작가
- 〈풍경파사물사적변이체 _ Good Night〉, 2021, 면혼방직 위에 아크릴릭, 38×45.7 cm.
- 〈덜 굳은 사물 _ 쥔〉, 2025, 인화지 위에 아크릴릭, 170×120 cm.
- 〈덜 굳은 사물 _ 주먹을 펴면〉, 2025, 인화지 위에 아크릴릭, 170×120 cm.
- 〈Feather Cuts〉, 2025, 골드 폼, 가변 크기.
이해민선은 특정한 대상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의미와 경계를 탐구하고, 주로 경계를 오가는 가변적인 존재나 주변부로 밀려난 비주류적 존재와 연약함을 주목한다. 2022년, 병원 두 곳에서 폐 깁스를 수거해 관찰하기 시작한 작가는 누군가의 몸이 빠져나간 자리에 빈 공간과 흔적만을 남긴 깁스를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몸을 떠나 쓰임을 다한 깁스들은 작가의 손을 거쳐 몸과 몸 사이에 존재하는 사물로서, 혹은 사물과 사물이 아닌 것 사이에서 스스로 생을 이어 나간다. 작업실을 가득 채운 폐 깁스들 사이에서 작가는 깁스를 화면에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부속적인 재료나 도구가 아닌 독립적인 사물로 바라보며 그 변화나 상태를 관찰해 작품에 담아낸다. 신작 〈덜 굳은 사물〉 시리즈에서는 다시 폐 깁스를 매개로 존재와 기억의 경계를 탐색하는 한편, 몸이 빠져나간 흔적의 추상성을 극대화해 보려는 시도를 더했으며, 또 다른 신작 〈Feather Cuts〉와 〈Duck, Drawn〉은 이러한 존재의 경계를 확장한다.
전시 장소인 옛 함외과의원은 과거 지역 의료 환경에 기여한 중요한 장소였지만, 현재는 빈 공간으로 남아 역사와 이야기만을 전하고 있다. 한때 이곳을 가득 채웠던 몸과 생이 빠져나간 자리를, 작품과 이야기,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이 교류하며 다시 채워 나간다.
이해민선(b.1977)은 도시의 지도를 생명체처럼 그리는 작업을 시작으로, 황량한 사물과 풍경을 주로 그려왔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사물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회화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가가 붙이는 작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깥〉, 〈덩어리〉, 〈유추의 강〉 등을 통해 사회 현실과 변화 속에서도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해민선은 작고 위태롭지만 끈질기게 생존하는, 연약하면서도 강한 존재로서 개인의 문제를 다루며, 회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성찰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참여한 주요 개인전으로는 《디코이》 (페리지 갤러리, 서울, 2021), 《야외》 (갤러리 소소, 헤이리, 2018), 《덩어리》 (플레이스 막, 서울, 2017), 《살갗의 무게》 (합정지구, 서울, 2015) 등이 있으며, 주요 단체전으로는 《Nostalgics on realities》 (타데우스로팍 서울, 2024), 《불타는 집》 (에스더 쉬퍼, 서울, 2024),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_너희가 곧 신임을 모르느냐》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24), 《누구의 숲, 누구의 세계》 (대구미술관, 대구, 2023), 《종근당예술지상》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23), 《철-인》 (F1963, 부산, 2018), 《강원국제비엔날레: 악의 사전》 (녹색체험도시센터, 강릉, 2018), 《B컷 드로잉》 (금호미술관, 서울, 2017),《서울 바벨》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서울, 201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