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참여작가

윤석남 YUN Suknam

  • 〈1,025: 사람과 사람 없이〉, 2003-2008, 2025, 나무에 아크릴릭, 가변 크기, 1,025개 중 367개.

여성 서사와 모성, 사회적 약자를 주목하는 윤석남 작가는 2003년, 신문에서 한 여성과 유기견들의 유대에 대한 기사를 접한다. 버려진 개들을 거두어 돌보며 살아가는 ‘이애신 할머니’의 이야기는 작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곧바로 포천 산기슭에 있는 그들의 거처를 찾아갔다. 할머니와 개들의 삶을 직접 마주한 작가는 이를 계기로 1,025마리의 개를 그리는 작업을 시작한다. 길가에 버려진 목재와 수많은 나무 조각을 다듬고 닦고 밑그림을 그린 뒤, 표면을 다듬어 채색하는 수행적 과정을 반복하며, 5년에 걸쳐 총 1,025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과거 인간에게 버림받은 수백 마리의 개들은 작품을 통해 부드러움과 단단함을 동시에 지닌 나무라는 재료 안에서 또 다른 생명력을 얻었다.   

이렇게 고된 시간을 거쳐 탄생한 〈1,025: 사람과 사람 없이〉는 동물의 재현적 형상화를 넘어, 연약한 존재들을 돌보는 여성의 서사를 확장한 작업이다. 작가는 이애신 할머니의 삶을 통해 돌봄의 가치를 살펴보았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돌봄이 만들어내는 상생의 의미를 들여다보았다. 이로써 여성주의적 시선을 생명과 자연의 영역으로 확장, 연결한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그 중 367마리를 강릉대도호부 관아 내 동헌 옆 마당에 설치한다. 마당에 서서 악의 없는 얼굴로 관람객을 응시하는 수백 개의 조각 앞에서, 관람객은 돌봄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다. 

윤석남(b.1939)은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개척자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삶과 현실을 담은 작품을 통해 예술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마흔이 넘어서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한 윤석남은 1982년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40여 년간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어머니와 모성에 관한 자전적 이야기를 작업의 뿌리로 삼았으며, 이후 정체성, 생명과 돌봄, 자연, 여성사로 주제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최근에는 역사 속 여성을 재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제8회 이중섭 미술상(1996), 국무총리상(1997), 제29회 김세중 조각상(2015), 국민훈장 모란장(2019), 제23회 이인성 미술상(2022) 등이 있습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3년 제23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윤석남》, 2021년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린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2016년 일본 도쿠시마현립미술관에서 열린 《동시대 아시아 작가들의 표현 – 윤석남 특별전시》,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SeMA Green: 윤석남-심장》 등이 있습니다. 주요 그룹전으로는 2024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린 《내게 다정한 사람》, 2023년 자하미술관에서 열린 《신/여성의 탄생》, 2022년 제주비엔날레에서 열린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 등이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yunsuk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