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참여작가
- 〈지금 당신이 만지는 것- 강릉〉, 202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3분 3초.
홍이현숙은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를 결합해 신체성과 사회 안의 다양한 서사를 파고든다. 이번 신작 〈지금 당신이 만지는 것- 강릉〉은 삼문, 칠사당, 중대청과 퍼커셔니스트의 몸, 나무, 산, 바다가 퍼포머의 두드림에 맞춰 엉켜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퍼포먼스에서 ‘두드림’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제의로 작용한다. 작가는 천 년 넘게 강릉을 지켜온 삼문과 칠사당을 성주신으로 바라보며, 강릉 시민들에게 닥칠 재앙을 막고 행운을 불러들이는 일종의 성주굿 펼친다. 성주의 몸체를 두드려 깨우는 행위는 건조한 건축물에 호흡과 생기를 불어넣고 동해의 시퍼런 물결을 불러온다. 나아가 인간의 잘못으로 희생된 모든 생물을 애도하며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도를 드린다. 기도는 인간을 일깨우고 강릉 산에서 부는 바람이 바다의 습기를 흠뻑 머금도록 해달라는 기원을 담아낸다.
작가는 칠사당과 삼문을 비인간의 육체로 간주하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신체적 대화를 시도한다. 퍼포머는 자신의 몸을 두드리는 동시에 건물의 문풍지, 기둥, 바닥, 벽, 어진을 모신 나무 상등을 두드려 깨우며, 공간에 진동을 일으켜 건물 전체에 떨림을 전한다. 건물과 퍼포머의 몸은 서로 에너지를 교환하며 하나의 리듬을 형성하고, 문화재인 칠사당과 삼문은 허공에 두드림의 몸짓을 그려 나간다. 퍼포먼스가 고조될수록 건물과 퍼포머의 몸은 그 떨림과 기운을 상호 교류하고, 관람객은 기도에 동참하는 추임새를 넣는다.
홍이현숙(b.1958)은 일상적 수행과 수련을 통해 추상을 탐구하며, 인간 중심의 존재로부터 탈중심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냄새, 소리, 진동 등의 감각을 넘어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초월한 공감각적 장소를 만들고자 하며, 결국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존재하고 넘나드는 공간을 목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대학에서는 조각을 전공했지만, 영상 설치, 퍼포먼스, 사진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12m 아래, 종들의 스펙타클》(코리아나 미술관, 2022), 《휭,추-푸》(아르코미술관, 2021), 《한낮의 승가사》(공간 일리, 2019), 《폐경의례》(복합문화공간 에무, 2012) 등이 있습니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2024 타이틀 매치: 홍이현숙 vs. 염지혜 《돌과 밤》(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24), 2024 부산비엔날레 《어둠에서 보기》(부산현대미술관, 2024),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국립현대미술관, 2024),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무각사, 2023), 《제1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서부시장 예집, 2022) 등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hong_hyun_s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