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참여작가
- 〈Sweet & Sour〉, 2021-2022, 3채널 비디오 설치, 21분 57초.
흐라이르 사르키시안은 3세대 아르메니아계 시리아인 사진작가로, 1915년 아르메니아 대학살의 역사와 그 과정에서 단절된 기억을 다룬다. 〈Sweet & Sour〉는 과거의 흔적을 따라가며 정체성과 유산이 개인과 역사의 관계 속에서 변형되는 방식을 탐색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대학살을 둘러싼 서사를 대대로 전해 들으며 성장했다. 그의 할아버지는 현재 터키에 속한 사순 지역, 한초릭(Khantsorig, ‘작은 사과’라는 뜻)이라는 마을 출신으로, 오래전부터 아르메니아인들은 사순을 창조 신화와 혁명가들의 노래, 전설이 탄생한 곳으로 여겼다. 사르키시안 가족의 집에는 1923년에 찍은 그 지역의 사진이 늘 걸려 있었고, 이 사진은 후대에 이야기를 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했해왔다.
사르키시안은 사진과 영상 매체로 기억과 정체성의 단절을 시각화한다. 이번 작품에서 사르키시안은 조상이 살았던 한초릭을 직접 방문해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 다마스쿠스로 돌아온 그는 한 번도 그곳을 가본 적 없는 아버지에게 이 영상을 보여주었고, 아버지의 표정에 드러나는 감정을 또 다른 영상으로 포착했다. 다른 화면에서는 조상의 땅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작가의 뒷모습이 드러나는데, 이 영상들은 결국 아버지, 풍경, 작가 사이에 오가는 침묵의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기억과 유산, 정체성의 의미를 더듬으며 역사와 개인의 서사로서 존재하는 영토를 고찰하고, 관람객은 단절된 기억과 물리적 거리에서 오는 이야기를 체감한다.
흐라이르 사르키시안(b.1973)은 GIAF25를 통해 한국에 최초로 소개되는 작가입니다. 그는 다마스쿠스에 있는 아버지의 사진 스튜디오에서 사진에 대한 기본을 익혔으며, 이는 그의 시각과 작업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르키시안의 사진 작업은 ‘탐구’라는 요소와 가시성/비가시성의 이분법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개인적인 기억과 배경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과 연결됩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역사에서 다루지 않거나 다룰 수 없는 이야기들을 탐색하며, 인간의 존재가 느껴지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는 황량한 풍경과 장소를 자주 포착합니다.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대비를 통해 관객이 표면 뒤에 숨겨진 더 깊은 의미를 이해하고 더 큰 역사적 또는 사회적 서사를 재평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그의 작업의 핵심입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울버햄프튼 미술관(2025), 덴마크 코펜하겐의 사진뮤지엄(2024), 마스트리흐트의 보네판텐 미술관(2022), 샤르자 파운데이션(2021), 포트워스 현대미술관(2020), 그리고 카리스페치아 파운데이션(2015) 등이 있습니다. 최근 참여한 주요 단체전으로는 《영국 미술전9》(2022, 위트워스 미술관,런던), 《메아리의 방을 떠나며》(2019, 제14회 샤르자 비엔날레) 수르속 미술관,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 발틱 현대미술관, 제10회 바마코 아프리카 사진 비엔날레,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아르메니아관(황금사자상 수상), 테이트 모던, 뉴 뮤지엄, 그리고 모리 미술관 등의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현재 작가는 베이루트에 있는 아랍 이미지 재단의 자문위원회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