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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헬로디디 250413] [기고]"강원도의 힘은 결국 '사람' "2025-04-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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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561


글: 조난현 엔젤스윙 서비스 기획자

지특포 1박2일 춘천 강릉 탐방, 감자 인심 체감
다양한 현장 실천가들 조우, 지역 사랑 '확인'
도청 대학 지역 활동가 열정에 감전, 변화 확신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드라마 초반에서, 섬 소녀가 서울로 가고 싶어 하는 모습이 유독 눈에 밟혔다. 아마 최근 '지방특별시 포럼'에 참여하며 지방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지방 사람들이 서울에 몰리는 현상은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자리는 마치 서울에만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서울이 아닌 곳에서도 지방의 매력을 살려 흥미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지방특별시 포럼에서는 여러 지역을 답사하며 그런 주체들을 만나고, 연결하며, 더 큰 그림을 함께 그려 나가고 있다. 지난 3월 21일과 22일, 강원도 강릉과 춘천에서 만난 이야기들을 기록해 본다.

◇ 강릉의 앵커스토어: 감자유원지, 주룩주룩 양조장, 테라로사

더루트컴퍼니 김지우 대표는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과 창업 환경을 함께 고민하다가, 서울보다 여유롭고, 관광 수요와 KTX 개통 등 사업 기회가 보인 고향 강릉에 터를 잡았다. 그가 강릉의 역사, 문화, 지리적 특성, 상권 등 다각도로 강릉을 분석하여 선택한 창업 아이템은 '감자'였다. 강릉 원도심에 위치한 '감자유원지'는 식당, 카페, 스토어로 이루어져 있다. 식당에서는 씨감자 명인과 함께 개발한 종자로 재배한 감자를 활용해 '메밀김밥 필 무렵', '항정살 감자 솥밥'처럼 재미있는 컨셉의 요리를 선보인다. 못난이 감자로 만든 '포파칩'은 감자유원지의 대표 상품으로, 농가의 매출을 높이는 것은 물론 환경에도 기여하고 있다.

더루트컴퍼니라는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듯, 김지우 대표는 '지역다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강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감자타운 상권을 조성하며 그 가치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귀여운 감자 캐릭터 ‘포파’는 ‘포테이토 파크’의 줄임말이다. 포파가 반기는 감자유원지에서 포파칩, 항정살 감자 솥밥 등 맛있는 감자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귀여운 감자 캐릭터 ‘포파’는 ‘포테이토 파크’의 줄임말이다. 포파가 반기는 감자유원지에서 포파칩, 항정살 감자 솥밥 등 맛있는 감자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주룩주룩 양조장'은 특별한 장소에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점집 골목이다. 창업자들은 독특한 입지를 살려, 양조장을 '강릉 구름신을 모시는 신당'으로 꾸미고 구름신 세계관을 만들었다.

강릉은 국내 최대 단오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적 특성은 주룩주룩 양조장에 더욱 강한 로컬다움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주룩주룩의 강점은 단순히 지역성에만 있지 않다. 강릉에서 재배한 재료로 만들어진 맛있는 술, 떠먹는 막걸리와 같은 힙한 상품, 인스타그래머블하게 꾸며진 신당, 그리고 매력적인 굿즈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브랜드의 개성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주룩주룩 양조장의 문을 열면, 구름신의 이야기가 담긴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신당을 볼 수 있다. 방문객들이 구름신의 돌잡이 결과도 확인하고, 증정용 부적을 고르는 재미도 느끼길 바란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주룩주룩 양조장의 문을 열면, 구름신의 이야기가 담긴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신당을 볼 수 있다. 방문객들이 구름신의 돌잡이 결과도 확인하고, 증정용 부적을 고르는 재미도 느끼길 바란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테라로사'는 강릉에서 출발해 전국적으로 확장한 커피 브랜드다. 그 중심에는 강릉본점 커피공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카페, 뮤지엄, 아트샵을 통해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거대한 커피공장은 높은 층고와 빈티지한 인테리어 덕분에 색다른 분위기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자체로 영감을 주는 공간이기에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 공간을 경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테라로사의 본질은 결국 커피 그 자체에 있다.
 
테라로사 카페 내부는 붐비지만, 중정은 아직 한산했다. 아트샵 직원 말로는 6월이면 중정에서 수국을 볼 수 있다는데, 그때는 야외 테이블도 가득 찰 듯하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테라로사 카페 내부는 붐비지만, 중정은 아직 한산했다. 아트샵 직원 말로는 6월이면 중정에서 수국을 볼 수 있다는데, 그때는 야외 테이블도 가득 찰 듯하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테라로사 뮤지엄 가이드 투어에서는 커피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둘러볼 수 있었다. 테라로사는 최상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산지를 방문해 생두를 구입하는 것부터 시작해 로스팅까지 세심하게 관리하며, 강릉본점에서 로스팅한 커피를 전국 직영점에 공급해 일관된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노력이 강릉을 '커피의 도시'로 만들었고, 테라로사 강릉본점을 강릉의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게 한 것 같다.
 
뮤지엄 가이드 투어의 마지막으로 스페셜티 커피 3종을 시음할 수 있다. 커피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즐길 만한 순간이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뮤지엄 가이드 투어의 마지막으로 스페셜티 커피 3종을 시음할 수 있다. 커피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즐길 만한 순간이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 강릉의 기업이 만든 지역 문화 축제의 장, 강릉 국제 아트페스티벌

의료 및 화장품 브랜드 리쥬란으로 잘 알려진 파마리서치는 강릉에 뿌리를 둔 기업이다. 이 기업은 파마리서치문화재단을 설립해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GIAF)'를 주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다.

GIAF25 에시자, 오시자는 강릉단오제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권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내는 축제다. '에시자, 오시자'는 강릉단오굿에서 악사들이 부르는 구음으로 '하늘과 땅 위의 모든 존재를 초대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번 페스티벌 역시 명주동 카페거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공간에서 사람들을 '초대'하며 교감과 조화의 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8개 장소 중 창포다리, 일곱 칸짜리 여관, 옛 함외과의원, 작은공연장 단을 방문했다.
 
일곱칸짜리 여관(왼쪽), 옛 함외과의원(가운데), 작은공연장 단(오른쪽) 입구에는 여러 가닥으로 길게 잘린 하얀 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이는 전시장과 주변 공간을 시각적으로 구분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일곱칸짜리 여관(왼쪽), 옛 함외과의원(가운데), 작은공연장 단(오른쪽) 입구에는 여러 가닥으로 길게 잘린 하얀 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이는 전시장과 주변 공간을 시각적으로 구분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곳곳에서 가이드 투어를 따라 이동하는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방문한 날은 토요일 오후 2시경이었는데, 여기저기서 가이드들이 "3시에는 공연을 보러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흐름을 따라 작은공연장 단에 입장해 '이양희 산조' 공연과 '이양희 입춘' 영상을 관람했다. 옛 교회를 개조한 공연장은, 이전의 모습이 상상되지 않을 만큼 세련된 소극장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공연장 안은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고, 몰입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감상하는 경험 자체도 인상적이었다.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만큼 전시 공간이 가진 역사를 알아가는 것도 흥미로웠다. 일곱칸짜리 여관은 과거 한옥 여관을 개조한 곳으로, 한때 카페로도 운영되었다고 한다. 옛 함외과의원은 강릉 최초의 병원 중 하나로, 지역 의료와 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한 함태원 원장이 설립한 곳이다. GIAF25는 이렇게 오래된 공간들의 역사적 의미에 현대 예술을 더하며 도시와 예술을 연결하는 축제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창포다리(왼쪽)까지 걷다보면 잠깐 휴식이 필요할 수 있다. 카페거리로 돌아가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가운데)에서 차 한잔을 하거나, 시간이 맞다면 작은공연장 단(오른쪽)을 찾아 공연을 감상하며 마음을 채우고, 몸을 편히 쉬게 해도 좋겠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창포다리(왼쪽)까지 걷다보면 잠깐 휴식이 필요할 수 있다. 카페거리로 돌아가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가운데)에서 차 한잔을 하거나, 시간이 맞다면 작은공연장 단(오른쪽)을 찾아 공연을 감상하며 마음을 채우고, 몸을 편히 쉬게 해도 좋겠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 사회혁신과 지역 연결의 중심: 춘천사회혁신센터, 춘천일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앵커스토어를 만드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있다면, 그들을 연결하고 시너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이들도 있다. 춘천사회혁신센터가 운영하는 커먼즈필드 춘천과 춘천일기스테이가 그러한 사례였다.

커먼즈필드는 전국적으로 9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춘천은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곳 중 하나라고 한다. 5년간 춘천사회혁신센터를 운영해 온 박정환 센터장은 시민들이 공공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관 운영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은 누구나 사회혁신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박정환 센터장은, 이곳을 사용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지역의 문제와 해결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고 지역 고유성을 살려 사회혁신을 만드는 공간을 운영하기 위해 '환대'와 '축하' 문화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이 이야기들에서 커먼즈필드 춘천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커먼즈필드 춘천의 건물 외벽에는 “空間이 아니라 共間”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함께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아, 센터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커먼즈필드 춘천의 건물 외벽에는 “空間이 아니라 共間”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함께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아, 센터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커먼즈필드 춘천 1층은 그야말로 모두를 위한 공간이었다. 지방특별시 포럼이 방문해 센터장의 발표를 들은 멋진 홀의 이름은 '웰컴 홀', 지역 특산품 음료를판매하는 카페는 '웰컴 카페'였다. 이곳에서는 어른들이 미리 음료 값을 지불해 두면 청소년들이 그 금액으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맡겨놓은 카페'가 운영중이었으며, 포럼 멤버 일부도 이에 동참해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음료를 카페에 맡겨놓았다. '아카이빙 힐'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온 춘천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으며, 커먼즈필드 춘천의 자부심도 느껴졌다. 2층에는 사회혁신 관련 기업들이 입주한 오피스 공간과 회의실, 누구나 자유롭게 일하고 행사도 진행할 수 있는 '그라운드'가 마련되어 있었다.

건물을 둘러보며 이동 약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석구석 신경쓰며 배려한 흔적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박정환 센터장이 강조한 '시민이 공공공간을 잘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이곳의 설계와 운영 방식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었다.
 
아카이빙 힐을 둘러보며, 시민들이 만들어온 변화의 이야기를 가진 춘천이 부러워졌다. 다른 지역에도 이런 기록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아카이빙 힐을 둘러보며, 시민들이 만들어온 변화의 이야기를 가진 춘천이 부러워졌다. 다른 지역에도 이런 기록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춘천일기는 춘천을 여행하다가 이곳에 매료되어 춘천에 정착하게 된 최정혜, 강승용 부부가 만든 로컬스토어다. 이들은 춘천일기 스테이라는 게스트하우스도 함께 운영하며, 춘천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춘천일기 매장에서는 디자이너 출신인 강승용 대표가 제작한, 춘천의 특색을 담은 감각적인 굿즈와 포스터를 만날 수 있다. 매장 1층만 둘러봐도 춘천에서 사랑받는 것들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춘천일기는 자체 굿즈 제작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며, 로컬의 색깔을 담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춘천일기가 기획하고 감자아일랜드가 만든 로컬 맥주 '토마토로'는 강원도 영월의 토마토로 만들어져 짭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매력적이었다. 또한 춘천일기와 동아서점 이수현 작가가 함께 만든 '육림고개 지도'에는 이 동네의 골목골목이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함께 담겨 있다. 지도 속 문장들은 마치 직접 골목을 걸으며 소개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를 통해 이들이 이 지역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아마도 이러한 '지역에 대한 애정'이 로컬 크리에이터를 넘어 다른 창작자들과 협력하게 만들고, 지역의 강점을 살린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닐까.
 
‘춘천일기’에서는 춘천 여행의 추억을 간직할 소품을 찾을 수 있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매장을 둘러보다 보면, 아직 몰랐던 춘천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어 다시 춘천을 찾고싶어질 것이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춘천일기’에서는 춘천 여행의 추억을 간직할 소품을 찾을 수 있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매장을 둘러보다 보면, 아직 몰랐던 춘천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어 다시 춘천을 찾고싶어질 것이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 강원도 경제부지사 정광열: 산업이 발전하면, 관광은 따라온다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정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를 만나 강원도의 발전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춘천 바이오 산업 클러스터는 지자체의 자체 투자만으로 전국에서 세번째로 큰 바이오 산업 지역으로 성장했다. 이미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기업들도 여러 개 탄생했다고 한다. 정광열 경제부지사는 이 성과를 "관(官)이 잘해서라기보다 기업인들이 스스로 성장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 산업의 씨앗은 지자체가 뿌렸지만, 이를 키운 것은 기업의 힘이며, 이제 관은 기업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 발전을 강원도의 핵심 과제로 꼽으며, 강원도민들이 '우리의 주 먹거리는 관광'이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강원도가 가진 환경과 교통 인프라를 관광뿐만 아니라 산업 발전의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우수 기업 유치, 지역 인재 육성, 그리고 수도권 수준의 정주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려고 한다. 좋은 기업이 자리 잡고, 인재가 강원도에서 성장하며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결국 강원도의 산업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지방특별시 포럼이 함께한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질의응답과 의견이 오갔다. 농촌 연구를 하는 김영희 서울대 연구원은 강원도의 짧은 농번기와 관광 특수를 고려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미 경북에서는 해외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농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강원도의 우수한 재생에너지 발전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에너지 특구'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광열 경제부지사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화답했다.

레고랜드 전망에 관한 질문에 정광열 경제부지사는 "춘천시의 자산으로서 장기적 가치를 지닌 만큼, 적절한 활용 방안을 찾아 자산화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 외에도 그는 강원도의 발전 전략을 기업의 경영 방식처럼 목표와 KPI를 설정하고, 데이터와 경제 원리에 기반해 해결해 나간다면 많은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가 가진 자산과 경제부지사의 전략이 맞물려, 앞으로 더욱 발전될 강원도의 모습이 기대된다.
 
강원도의 산업과 발전 방향을 활발하게 논의한 간담회를 마친 후, 환한 분위기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강원도의 산업과 발전 방향을 활발하게 논의한 간담회를 마친 후, 환한 분위기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 로컬 임팩트를 만드는 한림대학교

로컬이 자생하려면 민간과 공공의 역할뿐만 아니라 학계의 지원도 필수적이다. 이에 2023년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된 한림대학교를 방문해,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한림대의 노력을 살펴보았다.

한림대학교는 학생들이 스타트업 비즈니스 전공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전공에서는 학생들이 지역의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하고,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스타트업 비즈니스 전공 주임교수인 김용근 교수는 '마이크로 캠퍼스'를 "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하고 지역 현안을 다루는 한림대의 전초기지"로 소개했다. 2024년 중순부터 운영되기 시작된 마이크로 캠퍼스는 대학이 없는 시군에 지역협력 허브공간을 조성하여, 대학과 지역이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타트업 비즈니스 전공 학생들도 마이크로 캠퍼스 덕분에 현장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실질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용근 교수와 스타트업 비즈니스 전공 장다윤 학생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지역 대학이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발전의 주체로 자리 잡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로컬 창업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또한, 장다윤 학생이 직접 창업과 폐업을 경험하며 느낀 '로컬 창업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한편, 지역에서 창업하는 것이 갖는 강점도 다시금 조명하는 시간이었다.
 
강원도의 의료·교육 발전을 꿈꾼 설립자 일송 윤덕선 박사의 뜻을 이어, 한림대학교는 지역과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강원도의 의료·교육 발전을 꿈꾼 설립자 일송 윤덕선 박사의 뜻을 이어, 한림대학교는 지역과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조난현 기획자]

◇ 은탄환은 없지만, 희망은 있다

이틀 동안 강릉과 춘천을 방문하며, 지방이 소멸하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민관학을 아우르는 다양한 주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진심을 다하고 있었다.

IT업계에 종종 쓰이는 말 중에 '은탄환은 없다(No silver bullet)'는 표현이 있다. 하나의 완벽하고 빠른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방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은탄환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수도권이 아닌 지역도 살기 좋게 만들고 싶은 바람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작은 선택들과 진심 어린 행동들이 모여 결국 지방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번 강원도 답사를 통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겠다'는 희망과 설렘이 마음속에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그런 희망이 작은 조각으로 남길 바란다.

 
 대덕넷 HelloDDnews@hellodd.com